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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일상

낯선 우리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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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느껴진 서울, 내 나라가 아닌 것 같았다

친정 가기 전에 서울역 롯데마트에 잠깐 들렀다.
마트 안을 돌아보니 사람들의 말소리나 분위기가 좀 낯설었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다.
내가 보기엔 95%가 중국인, 1%가 한국인, 나머지 1%는 동남아 어딘가에서 온 듯한 사람이었다.

시식코너는 귀찮아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지나가는 나에게 시식 권유를 하던 직원이 중국어로 말을 걸었다.
내가 당황한 얼굴을 하자, 다시 한국말로 말을 바꾸었다.
그 순간 살짝 멈칫했다.
여기가 한국 맞나 싶었다.

롯데마트는 지금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탱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몇 달 전엔 영등포역 롯데백화점 지하상가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길이 복잡해서 누군가에게 길을 물었는데, 내 말을 못 알아듣더라.
중국인이었다.

그날 백화점 곳곳엔 간편한 상태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엔 관광객인 줄 알았다.
가방은 호텔에 두고 온 건가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듣기로는, 그 근처에 실제로 중국인 거주자들이 많이 산다고 했다.

나는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걸까.
국민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그러셨다.
“우리나라는 차이나타운이 없는 유일한 나라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강해서 중국인들이 정착하지 못한 거야.”
그 말이 자랑처럼 들렸었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을 갔을 때,
요코하마에는 주가가이 즉 중국거리가 있었고 그곳은 온통 중국 간판으로 가득한 중국인 거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때 담임 선생님 말씀이 생각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기분이 들었다.

뉴스 기사에서도 이런 걸 본 적이 있다.
“한국인은 중국에 땅을 살 수 없지만, 중국인은 한국에서 3년 거주하면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이게 사실일까 싶어 찾아봤는데, 실제로 그런 내용의 보도도 있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소유한 주택이 10만 호를 넘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중국인 소유라고 한다.
외국인 토지 소유도 계속 늘고 있고,
중국인은 한국 부동산을 쉽게 살 수 있지만
정작 한국인은 중국에서 부동산을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걸 접하다 보니
그냥 내가 놀랐다.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점점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이 오가고,
서로 섞여 살아가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내가 마트에서, 백화점에서
길거리에서 내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들과 마주할 때면
문득 멈칫하게 된다.

내가 너무 둔한 걸까.
아니면 시대가 너무 빨리 바뀐 걸까.
그냥, 좀 복잡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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