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에 대하여 - 심리학 해부”
요즘 나는 자꾸 실수를 한다.
너무 급해서, 너무 조급해서 일을 그르치고,
결국 손해를 보고 나서야 좌절하게 된다.
그 좌절이 너무 싫다.
왜 나는 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이게 나라는 사람의 한계인가 싶어
나를 자책하기도 했고,
‘이러다 다 무너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도 생겼다.
그러다가 문득,
학부 시절 배웠던 심리학 수업이 생각났다.
그때의 노트를 꺼내듯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 조급함과 실수의 반복은
단순한 ‘성격 탓’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성격탓 하고 싶지 않았다.
왜 나는 이렇게 조급할까?
심리학적으로 조급함과 “이거 아니면 안 돼” 같은 강박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1. 과거의 실패나 상처
"이번에도 놓치면 안 돼…"
"예전에 내가 미뤄서 기회를 잃었지…"
👉 그래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2. 불안과 통제 욕구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니까
‘지금 이거라도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처럼 자리 잡는다.
3. 타인의 시선과 비교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 나도 모르게 남과 속도를 맞추려다 조급해진다.
4. 내면의 완벽주의
"할 거면 확실하게, 아니면 의미 없어."
👉 0 아니면 100, 흑백논리.
하지만 삶은 대부분 그 회색지대에 머문다.
그래서 나는 나를 다그치기보다, 물어보기로 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급한 이유는 뭘까?”
“조금 늦게 해도 괜찮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
“혹시 이 일이 잘 안 돼도, 나는 괜찮을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을 나에게 하나하나 던져보았다.
그러자 조급함이라는 감정 속에
‘불안’, ‘두려움’, ‘비교’, ‘상처’ 같은 진짜 마음들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조급함은 내가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다는 증거다
“조급함은, 내가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는 증거다.”
– 어느 심리학자의 말처럼
나는 지금도 여전히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
그 마음이 나를 급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니 이 마음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단,
그 안에 있는 간절함을 인정해주는 게 먼저다.
그리고 조금 천천히,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것.
나를 돌보는 새로운 시선
이제 나는 이렇게 말해주기로 했다.
“급한 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있기 때문이야.”
“조금 느려도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나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리고 이 말도 자주 떠올린다.
“성숙함이란 단지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 C.S. 루이스
마무리하며
나이가 들수록 더 성숙하고 평화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경험이 많을수록
내 안에는 해결되지 못한 상처와 조급함도 함께 자란다는걸 이제야 알게 됐다.
이제는 그 마음을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조심스레 꺼내 들여다보고 싶다.
나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도록,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들여다보기 위해.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
나는 아주 조금 느긋해진 것 같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발 정신승리 수양 해탈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